빈약한 동네 청년에서 미국의 영웅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최초의 슈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살아있는 교과서, 도덕책이라고 해도 좋은 정도로 선하고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히어로이며, 조직의 이해타산 등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입니다.
미국은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을 하게 되며 적대국들에 맞서기 위한 병사들을 모집하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스티브 로저스'는 조국을 위한 애국심으로 군에 들어가 전쟁터로 나가기를 희망하지만, 타고난 빈약한 체구와 평균치를 훨씬 밑도는 신체 능력으로 인해 번번이 입대 심사에서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언젠가 자신도 훌륭한 군인이 되어 조국을 위해 활약하고자 하는 스티브는 떨어져도 떨어져도 계속해서 입대를 도전하게 되고 이를 눈여겨보게 된 미국의 슈퍼솔저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에이브러햄 어스킨' 박사의 눈에 발탁되게 됩니다.
어렵사리 입대하게 된 스티브였지만 허약한 그의 신체 능력으로는 훈련을 따라가기에 너무나 역부족이었고 만년낙오생에 병사들 사이에서도 따돌림당하지만 그는 불굴의 근성으로 이를 묵묵히 이겨 나가게 되고 결국 슈퍼솔저 프로젝트의 실험체로 최종 발탁되어 슈퍼솔저가 되기 위한 혈청을 투여받게 됩니다. 혈청을 투여받고 혈청이 주는 엄청난 고통을 이겨낸 끝에 그는 드디어 초인적 신체 능력을 보유한 최초의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슈퍼솔저 혈청을 빼앗기 위해 몰래 이 현장에 잠입해 있던 적대 조직 '하이드라'의 요원으로 인해 혈청의 개발자 어스킨 박사는 사망하고 슈퍼혈청 또한 모두 산산조각이 나며 스티브가 마지막 슈퍼솔저가 되게 됩니다.
천신만고 끝에 엄청난 신체 능력을 보유한 슈퍼솔저가 된 스티브였지만, 미국의 목표는 슈퍼솔저로 구성된 군대이지 슈퍼솔저 개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티브를 실제 작전에 투입하는 게 아닌 군대의 사기를 올리는 '어릿광대'로만 취급하게 됩니다. 자신이 단지 어릿광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깊은 회의감에 빠져있던 스티브는 절친 '버키 반즈'가 소속되어 있던 부대가 '하이드라'의 포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철모와 권총 한 자루, 방패 하나만을 든 채 단신으로 적진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때 스티브를 도운 동료가 스티브의 상관이자 첫사랑 '페기 카터'와 아이언맨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입니다. 실전경험이 전무한 스티브였지만, 슈퍼솔저의 엄청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적진 속에서 멋지게 포로로 잡힌 동료들의 탈환에 성공하고 당당히 기지로 복귀하게 됩니다. 이때 하이드라의 보스인 '레드 스컬'과 처음 만나게 되며, 레드 스컬은 놀랍게도 자신 또한 스티브에 앞서 슈퍼혈청을 투여받은 슈퍼솔저였다는 것을 밝히고 기지를 자폭시키며 후퇴합니다. 놀라운 전공을 세워 능력을 입증받은 스티브는 이후 정식으로 군의 작전에 참여하게 되고, 그를 위해 하워드 박사는 스티브에게 이후 그의 영혼의 단짝이 되는 원형 비브라늄 방패를 건네주게 되며 스티브는 진정한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나게 됩니다.
격전을 거듭한 끝에 미국 본토를 폭격하기 위해 출격한 하이드라의 폭격기 안에서 마주하게 된 스티브와 레드 스컬은 1:1로 최후의 대결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폭격기의 동력원으로 사용하던 인피니티 스톤 '테서렉트'가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테서렉트를 회수하기 위해 레드 스컬이 손에 테서렉트를 쥔 순간, 테서렉트는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레드 스컬을 우주 저 멀리 날려버리고, 바닷속으로 추락하며 모습을 감추게 됩니다.
스티브가 폭격기의 진로를 수정해 보려 했으나, 레드 스컬과의 전투로 조종간이 모두 파손되어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태였고 이 때문에 스티브는 최후의 수단으로 폭격기를 북극의 빙하 속에 수장시켜 버림으로써 조국을 파멸의 위기에서 구하게 됩니다. 이후 뉴욕의 어느 병동에서 정신을 차린 스티브는 주변 상황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고 병동을 탈출하게 되는데 건물 밖으로 나온 그를 반기는 것은 2010년의 뉴욕의 타임스퀘어 거리였습니다. 당황한 스티브 앞에 나타난 닉 퓨리는 스티브가 북극의 빙하 속에서 70년을 냉동된 채 잠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자신 앞의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씁쓸해하는 스티브 로저스의 모습과 함께 '캡틴 아메리카'의 첫 이야기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약한 캐릭터
어벤저스 시리즈가 계속되며 점차 인기 캐릭터로서 주목받은 캡틴 아메리카이지만, 그의 첫 탄생을 그린 '퍼스트 어벤저'까지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하였습니다. 영화 속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은 '조국과 동료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나이', '아무리 힘들어도 온종일 계속할 수 있다는 악바리 근성으로 똘똘 뭉친 벽창호' 이외에 뚜렷한 이미지가 없는 밋밋한 캐릭터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진해서 몇 번이고 허약한 신체로 전쟁을 위한 입대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현시대에는 희박한 투철한 애국심으로 정신 무장한 소수의 사람이 아니고서는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 구축한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는 시리즈를 계속하면서 변질하거나 왜곡되지 않고 인피니티 사가의 최 종장 '어벤저스: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을 가져감으로써 시리즈의 마지막에 가서는 누구보다 빛나는 진정한 '캡틴'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
아무래도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순수한 신체 능력밖에 없던 캡틴 아메리카는 액션신에 대해서 화려함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 슈퍼 솔저 캡틴 아메리카의 초인적인 능력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고 그나마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가 처음 슈퍼솔저 혈청을 투여받고 비루한 그의 육체가 터질듯한 근육으로 무장한 캡틴으로 변신한 순간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후일 다른 후속작에서 보여주게 되는 방패를 활용한 다양한 아크로바틱 한 액션 등을 볼 수 없었던 것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완숙한 초인의 모습이 아닌 이제 막 초인이 된 햇병아리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의 시점에서 그 모든 것들을 충족할 수는 없는 것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관객이 기대하고 극장을 찾게 되는 화려한 액션과 초인적인 능력 등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 아쉬운 점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단독이 아닌 이후의 시리즈와 연계하여 등장하는 관련 요소로 인해 반복해서 봐야 비로소 영화에 담긴 재미를 사골 우려내듯 느낄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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