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3,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마지막 무비

좋은 것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하는 피터 파커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총 6부작으로 제작을 하려고 했던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는 제작사와 연출 감독 사이의 불화로 인하여 3편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어 팬들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스폰서인 제작사가 영화에 개입을 한 작품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확률 상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의 개입이 커질수록 졸작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영화 또한 그러한 공식을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큰 호평을 받은 전 편들 과 비교하여 이번 영화에서는 메인 빌런이 너무 많았습니다. 1편의 그린 고블린, 2편의 닥터 옥타비우스 같은 1인의 최종보스와는 달리, 3편은 샌드맨, 베놈, 거기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2의 그린 고블린이 되어 스파이더맨을 공격하는 해리 오스본까지 너무 많은 빌런들을 무리하게 등장시켜 그들이 가진 매력을 100% 끄집어내지 못하였습니다. 제작사인 소니에서 전편들의 흥행에 기대어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린 나머지, 감독의 의견보다는 좋아 보이는 아이템을 모두 다 넣으라고 주문하면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없었고, 결국 이로 인해 감독인 샘 레이미는 3편을 끝으로 메가폰을 놓게 됩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마지막 이야기

  피터는 다정한 시민의 친구 스파이더맨으로서 뉴욕 시민들의 사랑과, 짝사랑하던 소꿉친구 메리 제인과의 사랑을 모두 얻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메리 제인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키스를 하던 그 시각, 하늘에서 유성이 내려와 그들의 인근에 떨어지게 되는데 떨어진 운석 안에서 검은색 외계물질이 빠져나옵니다. 외계물질은 데이트 후 이동하는 피터의 오토바이에 달라붙어 피터와 함께 도시 속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한편, 병에 걸린 딸의 병원비를 모으기 위해 강도짓을 하다 수감되었던 마코는 병원을 탈옥하여 딸을 만나러 자신의 집으로 몰래 들어옵니다. 잠이 든 딸의 얼굴을 잠시 보며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리라는 다짐을 다시금 스스로에게 되뇌며 다시 집을 떠납니다.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마코는 우연히 한 연구소로 몸을 피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입자가속기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순간 작동된 장치로 인해 그의 몸은 입자 단위로 분해되어 모래 입자와 하나가 된 돌연변이 '샌드맨'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아버지를 죽였다고 오해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자신의 절친한 친구 피터라는 것을 알게 된 해리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결국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린 고블린이 됩니다. 아버지보다 진화된 슈트와 선회가 자유로운 보드식 비행장치, 폭탄 등을 사용하여 메리 제인에게 청혼할 반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피터를 습격하게 됩니다. 피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해리에게 뒤늦은 해명을 하지만, 복수심에 사로잡힌 해리의 귀에는 피터의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좁은 골목에서 사투를 벌이던 중 피터가 거미줄로 설치한 함정으로 인해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기절을 하며 사태는 일단락이 됩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해리는 머리에 받은 큰 충격으로 인해 최근의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고 예전의 다정했던 피터의 친구로 돌아오게 됩니다.

 피터가 프리랜서로 사진을 공급하는 잡지사 데일리 뷰글에 인턴으로 입사한 신참기자 에디 브룩은 스파이더맨 사진을 잡지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던 피터와 경쟁 구도를 가지게 됩니다. 잡지사의 편집장은 두 사람 중 먼저 스파이더맨의 특종 기사를 가져오는 쪽에 데일리 뷰글의 정식 직원 자리를 약속합니다.

 어느 날 피터의 방 한 구석에서 피터를 따라 도시로 왔던 외계 물질 '심비오트'가 빠져나와 잠이 든 피터에게 달라붙게 됩니다. 눈을 뜬 피터는 평소와 다른 검은색 슈트를 입고 빌딩에 매달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평상시보다 더욱 커다란 힘이 온몸에 흐르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새로운 모습에 큰 만족감에 사로잡힙니다. 자신이 얻은 이 커다란 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자신의 검은색 슈트 일부를 채취하여 은사인 코너스 교수에게 자문을 구합니다. 심비오트와 하나가 된 피터는 강력해진 힘과 함께 성격 또한 다소 폭력적이고 냉소적인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경찰 조사와 함께 1편에서 존경하는 삼촌 '벤'을 죽인 진범이 마코라는 진실을 알게 된 피터는 큰 충격과 함께 마코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섭니다. 경찰 무전 통신을 도청하여 그의 위치를 파악한 그는 검은 스파이더맨이 되어 그의 앞에 서게 됩니다. 하수구로 도망치는 샌드맨을 쫓아가려던 중 자신의 사진을 몰래 찍고 있던 에디를 발견한 피터는 그의 카메라를 박살내고 샌드맨을 추격하고, 스파이더맨의 과격한 행동에 원한을 품은 에디는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게 됩니다. 저항하는 마코에게 삼촌을 죽인 죄를 추궁하며 몰아붙이지만 전신이 모래인 마코에게 피터의 공격은 전혀 통하지를 않습니다. 우연히 물에 닿은 그의 몸이 물에 녹아내리는 것을 발견한 피터는 하수구에 연결되어 있는 수도관을 뜯어내어 그를 수장시켜 버립니다. 물에 떠내려갔던 샌드맨은 결국 다시 부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또 다른 복수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머리를 다친 후 그린 고블린으로서의 기억을 모두 잃었던 해리는 반복되는 아버지의 환영을 보다가 결국 기억을 되찾게 됩니다. 기억을 되찾은 해리는 메리 제인을 찾아가 피터와 헤어질 것을 협박하고, 협박을 이기지 못한 메리 제인은 결국 피터에게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뒤늦게 메리 제인과의 이별이 해리의 탓임을 알게 된 피터는 또다시 검은 스파이더맨이 되어 그를 찾아가 해리와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검은 슈트의 힘 덕분에 손쉽게 해리를 제압한 피터는 여전히 자신을 원망하는 해리에게 잔인한 독설을 뱉어내고, 돌아선 자신에게 던져진 해리의 폭탄을 거미줄로 붙잡아 다시 던져 그의 얼굴에 지울 수 없는 화상을 남기게 됩니다. 

 삼촌의 죽음의 진실, 연인과의 이별, 절친했던 친구와의 파국, 이 모든 것을 겪으며 피터는 점점 심비오트의 힘에 빠져 폭주하게 됩니다. 데일리 뷰글에서는 에디가 스파이더맨의 범죄 현장에 대한 특종기사를 발표하고 정식 기자로 승격하게 되는데 피터는 그가 특종이라고 공개한 사진이 합성사진이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합성 사진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피터에게 에디는 비밀을 지켜달라 애원하지만 피터는 그런 에디를 비웃듯이 진실을 밝히고, 에디는 데일리 뷰글에서 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에디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피터를 저주하며 교회에서 신에게 기도를 하고 있던 그 시각, 피터는 심비오트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자신의 폭력적인 모습을 자각하고 같은 교회의 종탑에서 심비오트를 몸에서 떼어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쉽게 떨어지지 않던 심비오트가 우연히 울린 종소리에 이상 반응을 하며 피터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하필 종탑 바로 아래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에디가 떨어진 심비오트를 뒤집어쓰게 되며 최악의 빌런 베놈으로 각성하게 됩니다.

 베놈이 된 에디는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자신이 증오해 마지않는 피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찬가지로 피터에게 원한을 가지게 된 샌드맨에게 공조를 제안합니다. 베놈은 샌드맨과 힘을 합쳐 메리 제인을 납치하고, 피터는 해리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피터와의 우정이 파탄이 난 해리는 화상 입은 얼굴을 보여주며 그를 쫓아내는데, 나중에 집사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전해 듣게 되며 피터에 대한 오해를 풀고 피터를 도우러 가게 되며 그린 고블린과 스파이더맨, 베놈과 샌드맨의 태그 매치의 막이 오릅니다.

화해와 용서

 샌드맨과 베놈의 합공에 피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피터를 도우러 온 해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게 됩니다. 그간의 오해를 풀고 우정을 회복한 두 사람은 함께 공동 전선을 펼치지만 힘든 전투를 이어갑니다. 우연히 베놈의 약점이 소리라는 것을 깨달은 피터는 주위에 굴러다니던 쇠파이프를 이용한 소리공격으로 승기를 잡게 되지만 곧 정신을 차린 베놈의 공격을 해리가 피터 대신 막아서며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분노한 피터는 연속적으로 쇠파이프를 이용한 소리공격을 펼쳐 에디와 심비오트를 분리하는 데 성공하고, 심비오트에게 해리의 폭탄을 던져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데 에디는 마지막 순간 심비오트를 포기할 수 없다며 심비오트에 달려들다가 폭발에 휘말려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베놈의 소멸 후 모습을 드러낸 샌드맨은 삼촌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그날 은행강도 후 벤의 차를 빼앗으려고 하는 자신을 벤은 오히려 걱정하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며 도움을 주려고 하였고, 그 과정에서 실수로 발사된 총알에 벤이 목숨을 잃은 것임을 피터는 알게 됩니다. 

 마코의 고백에 피터는 그를 용서하고, 마음속 앙금을 털어낸 마코는 모래 먼지가 되어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피터 대신 중상을 입은 해리의 앞에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해리가 죽어간다 생각한 피터는 해리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해리는 너는 내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친구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게 됩니다. 

 영웅의 짜릿한 승리로 막을 내리는 기존 히어로 무비들과 달리, 승리 뒤에도 전혀 기쁘지 않은 안타까운 여운이 짙게 남는 결말의 스파이더맨 3였습니다.